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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꿈의 옥상 농장 (커버이미지)
    [에세이/산문]꿈의 옥상 농장
    • 김선태 지음
    • 유페이퍼
    • 2015-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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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는 간호사, 사람입니다 - 단 한 번의 실수도 허락하지 않는 삶을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 (커버이미지)
    [에세이/산문]나는 간호사, 사람입니다 - 단 한 번의 실수도 허락하지 않는 삶을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
    • 김현아 지음
    • 쌤앤파커스
    • 2022-10-19

    “나는 간호사, 사람입니다.”외과중환자실 간호사 21년,전국을 울린 ‘간호사 편지’의 주인공김현아가 고백하는 아름답고도 슬픈 이 땅의 간호사들 이야기10명 가운데 7명꼴로 인권침해 경험(69.5%) / 원하지 않는 근로 또는 강제 연장근로 경험 35% / 시간외근로수당을 지급받지 못했거나 합리적 이유 없이 연차유급휴가를 제한당한 사례 28% / 생리휴가나 육아휴직, 임신부 보호 등 모성보호 관련 인권침해 경험 22% / 우리나라 근로자 산업별 이직률 평균보다 최대 8.2배 높음(2011년 30.3%에서 2016년 35.3%로 오히려 증가) / 열악한 근로실태, 턱없이 부족한 인력 /“12시간 근무면 행복.”(* 2017년 12월 간호협회와 복지부가 실시한 ‘간호사 인권침해 실태조사’ 결과, <한겨레> 등의 언론 보도 참조.)이런 처참한 환경 속에서 오롯이 주어진 임무를 완수해내면서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다. ‘백의(白衣)의 천사(天使)’라고 불리지만 정작 현실에서는 100가지 일을 해야 해서 ‘백(百) 일의 전사(戰士)’라 불리는 사람들, 단 한 번의 실수도 스스로 허락하지 않고 허락받을 수도 없는 삶을 사는 사람들, 바로 대한민국 간호사다. 《나는 간호사, 사람입니다》는 21년 2개월 동안 외과중환자실에서 수많은 환자를 돌보며 쉼 없이 달려온 한 간호사의 절절한 고백이자 용기 있는 외침이다. 한 사람이 태어나 성년이 되기까지 걸리는 20여 년 시간 동안 간호사라는 이름으로 직업적 신념을 꿋꿋이 지키며 살아온 한 사람에게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고, 수도 없이 부딪쳤을 고뇌와 좌절은 또 어떻게 이겨냈을까?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삶과 죽음이 전쟁 같은 사투를 벌이는 종합병원 중환자실에서 ‘저승사자와 싸우는’ 간호사의 업무 현장, 환자 안전과 국민 건강이라는 중요한 축을 책임지고 있으면서도 늘 처친 어깨로 살아갈 수밖에 없는 간호사들의 열악한 환경을 가감 없이 그려낸다.환자를 지키기 위해서는 늘 강해져야 했지만언제나 약자로 남을 수밖에 없었던 간호사들그들의 조그만 목소리에 귀 기울이다저자는 지난 2015년 전국을 공포에 떨게 한 메르스 사태 당시 ‘간호사의 편지’로 전 국민을 감동시킨 주인공이기도 하다. “저승사자 물고 늘어지겠습니다. 내 환자에게는 메르스 못 오게”(2015년 6월 12일 <중앙일보> 1면)라는 제목으로 실린 김현아 간호사의 글은 메르스와의 싸움에서 패한 의료인의 회한과 절규, 그럼에도 내 환자를 끝까지 지켜내겠다는 굳은 의지를 담아낸 것이었다. 그 편지는 의료진을 향한 불신을 거두고 전 국민에게 용기를 불어넣음으로써 메르스 조기 종식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저자는 2016년 ‘올해의 간호인 상’을 수상했다.그러나 저자가 얻은 개인적 영예와는 별개로 이 나라에서 일하는 간호사들의 인권과 처우는 여전히 가야 할 길이 멀다. 업무 시간이 끝나고도 병원 행사에 강제로 동원되고 선정적인 장기자랑을 강요당하거나 피 말리는 3교대 근무, 인력 부족, 각종 폭언에서 비롯된 감정소모 등의 삼중고에 시달리다 결국에는 한 대형병원의 간호사가 스스로 목숨을 버리는 사태에까지 이르렀다. 여성이 다수인 간호사에 대한 잘못된 인식도 한몫한다. “틀어놓은 TV 속 드라마에서는 간호사가 몸에 꽉 달라붙는 유니폼을 입고 아이스커피를 손에 든 채 한가로이 병원을 돌아다니고 있었다. 남자 의사가 간절히 환자를 살리려고 고군분투하는 사이, 화장을 짙게 하고 액세서리를 주렁주렁 단 간호사들은 수다스럽게 몰려다니며 남 얘기를 주고받거나 여기저기 참견하며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위염과 방광염에 시달리다 결국 병원을 떠났던 선배들이 떠올라 TV를 꺼버렸다.”(29쪽)최근 우리 사회는 ‘갑질’, ‘여성혐오’, ‘성폭력’에 대항하는 ‘#미투’, ‘#위드유’ 캠페인 등으로 권위주의와 폭력, 차별과 불평등을 넘어서기 위한 거대한 변화의 움직임을 목격하는 중이다. 저자는 이렇게 말한다. “강자에게 당하기만 하던 사람들이 조금씩 자신의 목소리를 내고, 조그마한 소리에도 귀를 기울이는 사람들이 늘어가는 모습에 감회가 새로웠다. 환자를 지키기 위해서는 늘 강해져야 했지만 여전히 약자로 남을 수밖에 없는 간호사의 이 조그만 목소리에도 부디 귀 기울여주기를 간절히 바란다.”(17쪽)간호사가 포기하고 주저앉는 순간환자들도 같이 주저앉는다너무 배가 고팠던 나머지 환자의 밥을 먹은 신규 간호사, 생리대를 갈 시간조차 없어 피가 흠뻑 번져 나오던 선배 간호사의 유니폼, 병원 행사에 빈 자리를 메우라는 지시에 퇴근도 못 하고 강연장으로 끌려간 간호사들…. 저자는 이 책을 쓰면서 자주 울었다. 왜냐하면 “지금 이 순간에도 사라지려는 생명을 붙잡기 위해 안간힘을 쓰면서 자부심보다는 축 처져 있을 간호사들의 어깨가 서러웠기 때문이고, 자신의 환자를 지키기 위해 끊임없이 저승사자와 싸우는 ‘전사’가 되어야 하는 그 고단한 시간들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또한 한 신규 간호사를 죽음으로 몰아간 ‘태움’이라는 단어가 병원 시스템의 문제에서 비롯된 간호 인력 부족과 열악한 근무 환경에서 나온 것이라는 사실을 외면한 채 이미 힘을 잃고 쓰러질 듯 간신히 서 있는 간호사들만의 문제로 돌리는 시선들에 맞서고 싶었기 때문이다.”(16~17쪽)병원이 인력보다 시설 투자 경쟁에 열을 올리는 사이 간호사들은 청소 용역비용을 충당하는 미화원 역할까지 도맡아 하게 됐다. 간호사가 주저앉으면 환자도 주저앉는다. 간호사가 자신의 환자들을 끝까지 보살피고 지키려면 간호사에게도 애정 어린 보호와 보살핌이 절실하다는 투명한 진실을 이 책은 보여준다.1장(‘저승사자와 싸우는 간호사들’)이 의료 현장에서 벌어지는 (신규) 간호사들의 험난하고 치열한 삶, 이익 창출 중심으로 돌아가는 병원 시스템 속에서 무참히 짓밟히는 간호사의 인권과 처우 문제에 초점을 맞추었다면, 2장(‘죽음에서 살아 돌아온 사람들’)은 2015년 메르스 사태의 한가운데서 보낸 생생한 경험을 들려준다. “낙타를 가까이 하지 말 것”이라는 정부의 경고에 뜨악해하던 초기 분위기부터 본격적으로 감염자와 첫 사망자가 나오면서 급변해갔던 중환자실의 하루하루가 눈앞에 있는 듯 펼쳐진다. 특히 메르스 사태 당시에 전국을 감동시킨 ‘간호사의 편지’가 얼마나 절박한 상황에서 탄생했는지, 그 숨은 이야기를 저자의 목소리로 직접 들을 수 있다.마지막 3장(‘간호사, 그 아름답고도 슬픈 직업에 대하여’)은 간호사와 환자 사이에서 싹트는 깊은 애정과 유대 관계를 따스하게 그려냄으로써 ‘이런 현실에도 불구하고’ 왜 간호사라는 직업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직업인지를 그 어떤 영화나 드라마보다도 극적으로 보여준다.남자친구의 방화로 두 다리를 잃었지만 웃음과 희망까지 잃지는 않았던 20대 여성, 강제 입양된 아기의 사진에 남몰래 밥풀을 붙여가며 어미의 몫을 하고 있던 정신지체 노숙자, 수시로 폭력을 휘두르는 50대 남편에게서 도망치려고 뜨거운 철판 위를 내달리다 두 발바닥이 새카맣게 타버린 20대 베트남 여성…. 공교롭게도 저자의 기억에 오랫동안 남은 환자들은 일용직 노동자, 노숙자, 홀로 살아가는 노인, 조선족, 외국인 노동자 등 사회적 약자들이 다수를 차지한다. 그러나 간호사였던 저자에게 모든 환자들은 죽음의 그림자가 더 이상 다가오지 못하게 지키고 돌봐줘야 할 하나의 평등한 생명이었다. 그 과정에서 영영 혹은 멀리 떠나버린 삶들은 저마다 가슴 뭉클한 이야기를 하나씩 남겼다.“삶과 죽음 사이에 위태롭게 서 있던 내 환자들은 매 순간 나 자신의 삶을 돌아보게 만들었고, 내가 배워야 할 모든 것을 자신들의 삶을 통해 가르쳐주었다. 앞으로 가야 할 삶의 방향을 손가락으로 일일이 가리키던 그들 한 명 한 명이 모두 내 스승이었고, 그들만이 내가 간호사라는 사실에 항상 감사하도록 해주었다.”(16쪽)단 한 번의 실수도 허락하지 않는 삶을 사는이 땅의 간호사들에게 희망과 응원을 보내다21년 2개월, 외과중환자실 간호사가 온몸으로 써낸 《나는 간호사, 사람입니다》는 우리와 같은 시대 같은 공간에서 살아가는 간호사들의 아름답고도 슬픈 이야기이자 ‘인간에 대한 예의’가 무엇인지를 잊은 채 살아가는 한국 사회의 우울한 단면이기도 하다. 간호사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 세상이 좀 더 나아지게 만드는 사람들이다. “24시간 내내 곁을 지키고 진심을 다해야만 호전되는 환자들에게 꼼수는 결코 통하지 않았다. 그렇게 보이지 않는 사람이 된 간호사들은 수많은 일을 하며 자신에게 맡겨진 환자들을 묵묵히 지켜왔다. 하지만 그럴수록 세상은 더 많은 부당한 일들을 강요하는 듯했다.”(286쪽)인도주의실천의사협회의 정형준 정책국장은 이 책에 보낸 추천사에서 이렇게 말한다. “병원의 현실은 훨씬 험난하고, 수많은 환자들의 목숨과 쾌유가 간호사들에게 달려 있다는 사실은 상식이다. 이제야 제대로 된 병원의 민낯, 그것도 간호사들의 실제 생활과 현실이 밝혀진다는 것은 늦은 감이 없지 않다. 하지만 그런 기다림의 산물처럼 이 책은 진짜 병원 이야기를 보여준다. 화사하게 포장되어 있는 해피엔딩보다 현실은 쓰지만, 훨씬 교훈적이며 미래 지향적이다. 병원에는 의사들만 있는 게 아니라 간호사도 있다. 그 진실을, 이 책은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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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는 기억하지 못합니다 - 하버드 법대, 젊은 법조인이 그린 법정 실화 (커버이미지)
    [에세이/산문]나는 기억하지 못합니다 - 하버드 법대, 젊은 법조인이 그린 법정 실화
    • 알렉산드리아 마르자노 레즈네비치 지음, 권가비 옮김
    • 책세상
    • 2020-02-11

    “2017 미국이 선정한 최고의 범죄 실화 도서”<아마존> <가디언> <허핑턴포스트> ‘올해의 책’ 선정아이의 몸을 탐닉한 남자들, 입에 담지 못할 추행, 은폐할 수 없는 과거…하버드 법대 젊은 법조인이 기록한 이 시대 가장 참혹한 이야기★ 2018 람바다 문학상 수상★ 2018 셔터쿼 문학상 수상★ 2018 로나 제프 작가상 수상★ <아마존> 오더블 2017 올해의 책★ <가디언> 2017 올해 가장 주목할 책★ <허핑턴포스트> 2017 올해 가장 주목할 책★ <버슬> 2017 최고의 범죄 실화 도서★ <리터러리허브> 2017 최고의 범죄 도서★ <북라이오트> 2017 올해의 책★ <엔터테인먼트위클리> 2017 꼭 읽어야 할 책★ <리얼심플> 최우수 신간 도서★ 뉴잉글랜드 2017 도서상 최종 후보★ 미국 국립예술기금 등 유력 작가에게 주어지는 기금 다수 수여“철저하게 비범하다. 문장이 아름다워서만이 아니다. 지적인 정직함 때문만도 아니다. 아이들에게 들려줄 이야기를 골라내는 부모도, 피고인을 변호하고 기소하는 법조인들도 사건과 인물을 만들어낸다는 점을 보여줄 뿐만 아니라, 인간의 이야기 자체가 얼마나 편파적일 수 있는지 저자가 제대로 이해하고 있기 때문이다. 저자의 눈에 이야기란 근원적인 것이지만 동시에 믿을 수 없는 것이다. 담대한 작품!” _<타임스>드물게 성실하고 치열하며 솔직한 기록이다. 누구나 이 책을 다 읽고 내려놓는 순간 그 애매모호함에 당혹스러울 것이다. 재판에 관여된 모든 사람들(판사, 검사, 변호인, 언론, 지켜보는 사람들, 심지어 피해자나 피고인까지도)은 하나의 완성된 이야기, 설득력 있는 전개를 원한다. 그런 각자의 욕망과 필요성에 의해 완성되는 허구 뒤에 존재하는 실재는 명쾌하지 않다. 지은이는 ‘사형제’와 ‘아동 대상 성적 학대’라는 주제가 가질 법한 정의감을 나침반으로 삼지 않는다. 대신 자신의 상처와 타인의 사건이 얽혀 어떤 전모를 드러내게 될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도 그저 자신의 기억과 눈앞에 놓인 자료들을 검토하고 이를 정리하여 차분히 기록한다. 그렇게 마친 여정의 애매모호함은 놀랍게도 완결된 이야기의 허구성을 드러낸다. 서늘한 비교 앞에서 나는 당혹스럽고 왠지 부끄러웠다. 성실하고 치열하며 솔직한 기록의 힘이다. _류영재 판사(춘천지방법원)10년이라는 저술 과정이 필요했던 전무후무한 기록 문학의 정점!세상의 사각지대에서 학대받는 아이들의 실상을 고발하다출간 전부터 유력 작가에게 주어지는 각종 기금을 수여받으며 크나큰 주목을 받았던 알렉산드리아 마르자노 레즈네비치의 ≪나는 기억하지 못합니다The Fact of a Body≫가 책세상에서 출간되었다. 90년대 미국에서 실제 벌어졌던 아동 성범죄와 법정 공방을 그려내는 한편, 저자가 유년 시절에 외조부로부터 당한 성추행과 그것을 알고도 묵인한 부모의 이야기를 담담히 고백하고 있어 크나큰 충격을 준 작품이다. 저술하는 데만 10년이 걸릴 정도로 오랜 진통 끝에 출산된 이 책은 저자의 데뷔작이라 믿어지지 않을 만큼 놀라운 서사력과 문체, 주제 의식을 보여준다. 하버드대에서 법학을, 에머슨대에서 미술을, 컬럼비아대에서 문학을 공부한 저자의 이력답게 문학 작품을 능가하는 구성과 필력을 선보이는 한편, 치밀한 자료 조사를 바탕으로 단절된 사건들을 연결하고 상상하는 지적이면서도 풍부한 관점을 제시한다. 가히 기록 문학의 정점이자 새로운 장르의 출현이라 할 만하다. ≪나는 기억하지 못합니다≫는 여덟 살 이하의 소아를 대상으로 한 성범죄가 아이들이 믿고 따르는 가까운 사람들에 의해 일상 속에서 비근하게 반복되고 있음을 폭로하면서, 그로 인해 보호와 관심이 필요한 아이들이 어떤 고통 속에 방치되는지를 치밀하게 보여준다. 나아가 이 처참한 실상을 폭로하는 데 그치지 않고 뛰어난 구성과 내러티브, 절제된 감정으로 20여 년에 걸친 법정 공방을 재현하면서 세상의 사각지대에 놓인 아이들의 고통을 입체적으로 들여다볼 수 있도록 돕는다. 이를 위해 저자는 아동 성범죄를 둘러싼 다양한 주체들, 가령 피해자와 가해자, 그들 부모와 가족과 지인, 그들을 조사하는 경찰과 그들을 품평하는 기자와 여론, 그들의 재판에 관여하는 판사와 검사와 변호사 등 여러 다양한 입장과 주장을 빈틈없이 완벽한 캐릭터로 조형해낸다. 다성적 내러티브의 조화가 돋보이는 이 책은 서로 다른 주체들의 말과 말이 부딪히고 기억과 기억이 부딪히는 가운데 ‘팩트를 간직한 몸The Fact of a Body’(추행 후 살해당한 피해 아동의 몸이자 죽은 것이나 다름없는 저자 자신의 몸)으로 우리의 관심을 일관되게 집중시킨다. 더불어 죽음(혹은 망각)에도 불구하고 결코 사라지지 않는 상처와 트라우마, 그것과 함께 살아갈 수밖에 없는 아이들을 이야기의 무대로 소환한다. 아동 성범죄자 또한 과거 어느 날엔가는 세상에서 가장 연약한 존재이자 피해자였음을 일깨우는 대목에서는 인간에 대한 저자의 이해의 폭에 저절로 감탄이 인다. 따라서 우리 모두가 병들었음을, 우리 모두가 죽음과도 같은 공황장애를 겪고 있음을 아프게 깨닫게 된다.법이란 무엇이며 진실은 어떻게 드러나는가?정답이 없는 삶에 ‘이야기’가 필요한 이유를 이야기하다하버드 로스쿨에 다니는 알렉산드리아 마르자노 레즈네비치에게는 확고부동한 입장이 있었다. 여름 방학 동안 루이지애나의 한 로펌에서 인턴으로 일하며 살인죄로 기소된 남자의 변호 업무에 착수하기 전까지는. 변호사 양친 아래서 자란 그녀는 결연한 사형 반대자였다. 그러나 비디오테이프를 검토하던 중 살인 기결수 리키 랭글리의 얼굴이 화면에 나타나 자신의 범죄에 대해 말하는 순간, 그녀는 그가 죽었으면 하는 강렬한 감정에 사로잡히고 만다. 스스로의 반응에 놀란 나머지 그녀는 이 사건을 심층적으로 파헤치기 시작한다. 환경이 크게 다른 두 사람이건만 리키 랭글리의 ‘이야기’는 불가사의하게도 그녀에게 익숙한 무언가가 있어 심란하다. 범죄란, 아무리 형용할 수 없을 만큼 사악한 것이라 해도, 우리 가운데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다. 알렉산드리아는 리키 랭글리의 살인 사건 관련 정보를 면밀히 조사하다가 증거물이 말해주는 것보다 더 복잡한 ‘이야기’ 속으로 자신이 빠져들고 있음을 느낀다. 증거만으로는 왜 그런 비극이 벌어졌는지, 리키는 어떤 사람인지, 그 범죄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지 설명할 수가 없다. 왜 그녀가 그 사건에서 생각을 뗄 수가 없는지도. 알렉산드리아는 리키 송사의 자세한 내막을 검토하다가 자신의 과거를 직면할 수밖에 없게 된다. 결국 오랫동안 묻혀 있던 가족의 비밀을 파헤치고 리키의 범죄에 대한 자신의 견해에 영향을 미친 과거사를 소환하게 된다. 무의식 아래로 묻어둔 고통, 비명을 질러야 한다는 것조차 인지하지 못할 정도로 어리고 약했을 때 파괴된 내밀한 그곳의 상처….여기에 예기치 못한 일이 하나 더 있었으니, 리키에게서 자신의 삶을 엿본 사람이 그녀만은 아니라는 것. 리키 랭글리가 살해한 아이의 엄마 로렐라이가 10년 후 열린 재심에서 가해자 리키를 두둔하고 나선 것이다. 도대체 로렐라이는 왜 자기 아들을 죽인 남자를 살리려 애를 쓰는 것일까? 왜 아이가 살해당했다는 사실은 받아들이면서도 아이가 추행당하지 않았다고 믿고 싶은 것일까? 리키의 정액이 묻은 아이의 셔츠가 범죄 현장에서 발견되었는데도 말이다. 알렉산드리아는 20여 년에 걸쳐 진행된 리키 랭클리의 재판 과정을 10여 년 동안 추적하고 정리하면서, 법이란 상상 이상으로 개인적이며 진실이란 상상 이상으로 복잡하고 강력하다는 결론에 도달한다. 법전은 언제나 답을 제시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법이 심판할 수 없는 우리의 현실은 기막힐 정도로 차고 넘친다. 가해와 피해의 영역이 모호하고, 증오와 사랑의 영역이 겹쳐져 있다. 그녀가 법의 세계를 떠나 이 책을 쓰게 된 동기이기도 하다. 그녀는 이 비극적인 자리에 바로 정확히 ‘이야기’를 소환한다. “이 책은 과거에 실제 일어난 일에 대한 책이다. 동시에 과거의 일을 통해 우리가 무엇을 할 것인지에 대한 책이다. 나아가 이 책은 살인에 대한 책이고 내 가족에 대한 책이자 그 살인 사건 때문에 삶에 영향을 입은 또 다른 가족들에 대한 책이기도 하다. 그보다 훨씬 더 나아가 이 책은 우리가 우리의 삶을, 과거를, 또 서로를 어떻게 이해하느냐에 대한 책이다. 그 이해를 위해서, 우리는 모두 이야기를 만든다.” (본문에서)이 책의 구성이 책은 3부로 구성돼 있고, 리키의 이야기와 알렉산드리아의 이야기가 번갈아가며 서술된다. 1부 ‘범죄’는 리키가 저지른 살인 사건을 중심으로 전개된다. 리키는 이웃에 사는 여섯 살짜리 사내아이 제러미를 성추행하고 살해한 뒤 담요에 말아 옷장에 넣어놓은 채 아무 일 없다는 듯 생활한다. 아이가 실종된 후 경찰이 대대적으로 수색을 펼치지만 종적을 찾을 수 없다가, 아동 추행죄 전과범이었던 리키 랭글리를 기억해낸 보호관찰 담당자의 신고로 리키가 체포되고 시신이 발견된다.2부 ‘결과’는 리키와 알렉산드리아의 성장 과정이 소개된다. 두 사람 모두 어린 시절 가까운 가족(리키는 아버지, 알렉산드리아는 외조부)으로부터 학대당하고 방황하는 심리가 섬세하게 묘사된다.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전혀 달라 보이는 두 사람의 공통점이 하나둘 표면에 드러난다.3부 ‘재판’은 알렉산드리아가 리키의 재판을 직접 취재한 과정이 펼쳐진다. 제러미의 엄마 로렐라이의 행적을 추적하고, 제러미의 묘소와 리키 부모의 묘소를 찾아가고, 리키를 면회한다. 재판정에서 검사와 변호인 간에 벌어지는 공방, 사형 구형을 꺼리는 판사들, 증인들의 증언, 제시된 증거, 배심원의 판단도 자세히 소개된다.[미디어 소개]☞ 한겨레 2018년 11월 9일자 기사 바로가기☞ 조선일보 2018년 11월 10일자 기사 바로가기☞ 서울경제 2018년 11월 9일자 기사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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